오늘의 애니는 또 내 목을 베고 자고 있었고.
난 애니를 깨우지 않고 사진 찍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덕분에 화장실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내내 애니의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오늘따라 손이 느려서...ㅠㅠ
참견쟁이가 잔소리까지 하는데 그게 넘 웃겼다.
어제 저녁에 급여하고 남은 브릿 키튼으로 하루 시작.
역시나 이틀 연속 같은 거 먹는 거 싫어하는 애니는 잘 안 먹어줬고.
집사는 섞어준 인트라젠이 아까워졌다^^!
요즘 애니는 먹는 양이 늘어난 데에 비해
끙아를 보는 횟수나 양이 시원찮다.
처음엔 흡수가 잘 되고 있는 걸거다 생각했지만.
건사료양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 걱정이 조금은 된다.
혹시 주인 닮아 변비가 된 건 아닌가 싶어서 괜히 더 걱정...ㅠ^ㅠ
애니는 부어준 브릿 키튼 절반(1/3 파우치)정도만 먹고 더 먹지 않았고.
더 먹이려고 숟가락 들고 쫓아가자 '너 정말 뭘 모르는 집사구나?'라는 표정으로 팽-했다.
그 표정에 살짝 약 오른 나는 결국 웰니스 키튼 캔을 깠다.
1/3은 먹었으니 조금만 주려다가 킹 받는 표정이 생각나서
'어디 한 번 배터져봐라.' 하고 1/4을 퍼다줬는데 애니는 정말 신나게 먹었다.
(이렇게 잘 먹을 줄 알았으면 인트라젠 섞어줬지...)
얼마나 신났는지 또 만두터널 뜯고.
집사가 옛날에 옷 보관함으로 쓰던 박스도 마구마구 긁고.
조화 꽃봉오리로 축구도 하고.
커텐도 오르고.
작업하는 집사 무릎에 점프하고 집사 한 번 쳐다보니
어깨로 슉 올라와 목덜미를 물었다.
오랜만에 신난 게 보여서 업된 기분 망치기 싫었는데...
목 무는 건 절대 안되는 일임을 알려줘야하므로
이동장에 10분 벌 세워두기로 했다.
처음 들어가고 또 소리없이 먀오먀오 우는데.
애써 무시하고 내 할 일 했다.
그렇게 일하다 시계를 보니 13분 지나있길래
다급하게 애니 쪽을 봤는데
ㅋ...
벌 세우려고 가둬놨는데 아주 포근하게 주무시고 계셨다.
그와중에 또 어찌나 예쁘게 자는지...
계속 사진 찍게 되는 상황이 웃겼다.
사진 다 찍고 나오라고 문 열어줬더니
작업하는 집사 구경하다가
이러고 자는데...ㅠㅠㅋㅋㅋ
무슨 사람마냥 쪽잠 자는 모습이 안타까워서라도
진짜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는...
어느샌가 깨서 무릎 위로 올라왔는데.
오늘따라 눈곱 큰 게 꼈길래 티슈로 살살 눈곱도 떼주니까 골골송 부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화장솜으로 그루밍 해줬더니 더 세차게 골골송 부르는데...
얘는 진짜 변한 게 없구나 싶었다.
이때다 싶어서 한 번 더 1/4캔 줬더니
기분이 좋았는지 끝까지 다 먹는데.
괜히 마음 따듯해지는...
그렇게 먹고 재우고 사냥놀이 시키고.
먹고 재우고 사냥놀이 시키고를 반복하고.
일에 지쳐서 자고 있는 애니 옆에 잠시 누웠는데.
슬쩍 보더니 나한테 이러고 기대서 자는 거다...ㅠㅠㅠㅠ
지난 며칠간 웰니스 키튼 캔 가격 오른 거 보며
이참에 조금 무리한다 싶더라도 지위픽 사줘볼까,
아니면 분수에 맞게 웰니스 키튼으로 계속 먹일까 고민하던 찰나였는데.
이 뒷태 보고 지위픽 이스트 케이프로 결정했다.
오늘따라 건사료도 잘 먹어주고.
활동성 좋은데 손도 덜 물고.
웰니스 키튼 한 번 더 먹였더니 또 잘먹고.
혼자서 축구도 신나게 잘하고.
작업하는데 얌전히 무릎냥이까지 해주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웰니스 키튼 파테 한 번 더 줬는데
역시나 싹 비워줬다.
설사로 고생할 때 빼고 근 한 달간
78~85g 1.5파우치(캔) 이상 먹인 적 없었고.
그나마도 꼭 한 숟갈씩은 남기고는 했는데.
오늘은 정말 남김없이 다 먹어줬다.
150g짜리 1캔을 남김없이 다 먹고, 건사료도 먹고, 간식도 먹고.
1키로 찍더니 이제 폭풍 크려나...
넘 잘 먹어서 당황스럽다.
혹시나 운수 좋은 날이 될까봐,
(내 인생은 좀 잘 풀린다 싶으면 운수 좋은 날 김첨지 꼴로 끝날 때가 많았다.)
어깨의 2배가 된 저 빠방한 배에 가스+설사가 가득차있을까봐
마지막 변 체크 때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는데
마지막 변 상태도 과식한 거 치고 크게 나쁘지 않았다.
우리 애니...
이제 크려나봐...🥹
바로 어제 조금만 천천히 크게 해달라고 소원 빌었는데...
아주 하루만에 폭풍 성장하려나봐ㅠㅠ
상황이 울어야 할 지 웃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애니가 크는 건 좋은 일이니까...
이대로 쭉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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