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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4 - 누가 내 새끼 아니랄까봐😅

from 22.10.02 ~ing🫶🏻/22년 12월

by ANNiE와 JENNiNE 2022. 12. 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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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릿 키튼 1/2파우치 with 유산균 + 브릿 키튼 1/2파우치 with 분유 1스푼 + 리브클리어 2g + 브릿 키튼 1/3파우치 + 지위픽 소고기 2g + 양고기&고등어 2g
  • 끙아 3번 - 2단계 2번, 2+5단계 1번 (과식 때문으로 예상) / 쉬 6번(2개 크고, 1개 작음)
  • 분당 호흡수 36번(너무 빨랐다가 갑자기 천천히 / 불규칙함...)
  • 인공눈물O, 귀지X, 화장솜 그루밍 X, 빗질X, 플라고 치약 O, 발톱O.

오늘의 애니는 콧잔등을 찡그리면서까지 깨물며 깨웠고.

덕분에 집사는 화가 치밀어올라서 아침은 브릿 키튼으로 정했다.

당연히 안 먹겠지, 밥 투정 부리겠지 했는데 이게 웬걸 너무 잘 먹었다.

처음 왔을 때보다 더...

(지위픽 오타고 벨리... 대단한 습식이었나...?)

 

애니는 가끔 나보다 지능이 높은 아이 같다.

그래서 보복성?이 담긴 못된 마음으로 맛 없는 걸 주면

'나 이렇게 잘 먹는다~?'하고 기를 쓰고 잘 먹다가

원하는 바가 있어서 먹이면

'닝겐 주제에 감히 날 길들이려 들지마!' 하고 기를 쓰고 안 먹는 걸지도 모른다.
느낌으로 청개구리 같이 구는 걸지도...?🤔

 

 

오늘은 당근 판매하는 날이 아니라

당근 구매하기로 한 날.

이갈이가 시작된 건지 박스들을 물어뜯는 애니를 보며

덴탈검을 사줘야하나 고민하던 도중

데본렉스 톡방에서 주워들은 정보로 시그니처바이 덴탈검 당첨.

 

내가 산 댕댕이 덴탈 검. 고양이 검보다 부드럽게 찢어져서 좋다고 했다.

 

육묘계의 지침서분이 추천해주신 제품이었는데 비주얼이...

뭔가 애니가 안 좋아하게 생겼...

일단 다른 아이가 잘 씹는 거 보고 당근해오기로 했었다.

16개 9천원에 팔고 계시는 분 있길래 8개 5천원에 딜하자고 한 후

오늘 사왔는데 역시나...

우리 애니... 호기심으로 한 두 번 씹고 팽...ㅎ

 

덴탈검이고 나발이고 나는 졸리니까 잘 거야! 집사야

ㅎ...

ㅎㅎ...

아침부터 씻고 나간 게 속상했지만

본품 안 사길 잘한 거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또 자고 일어나서 밥 달라고 하길래

이번에도 브릿 키튼 잘 먹나 줬는데 잘 먹었다.

왜 또 없어져가는 제품을 잘 먹는 건지...

하... 나랑 타이밍 완전 안 맞는 딸랑구...🥹

 

 

여담이지만 10대 때 우리 부모님은

'꼭 너 같은 딸 낳아봐라.'라고 하시고는 했는데

나는 그 때마다 부모님한테

'동네 창피하게 목소리 키우지 않아, 쓰잘데기 없는 얘기 시시콜콜 털어놓으며 귀찮게 하지도 않아, 용돈 없어서 친구들 관계에서 소외돼도 용돈 달라고 요구 안 해, 문제 상황에서 옛날 이야기 끄집어내서 이기려고 드는 치졸함과 비겁함도 없어, 속에 있는 말 꾹 참고 화 안내. 도대체 나 같은 딸이 어디있어? 난 나 같은 딸 있으면 감사하다 생각하고 잘해줄거야.'

라고 하고 싶은 거 꾹 참고 방으로 들어오고는 했다.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도 꽤나 힘들었겠거니, 나도 부모님께 참 많은 상처를 줬구나 했는데.

사실 실감하지는 못 했다.

 

그리고 애니를 만났는데 부모님 소원이 반쯤 이뤄진 것 같다😅

부모님의 오랜 숙원이 이뤄질까 두려워(?) 결혼 안하고 사려니까

오랜기간 소원 들어온 하늘이 '이러면 안되는데...!' 싶었나보다...ㅋㅋㅋ

내가 고른 내 반려동물이,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기르는 이 아이가 내 딸인가 싶게 정말 날 빼다 닮았다.

 

위장 문제로 작고 마르고, 감기 기운 때문에 식욕 없어서 숟가락 들고 쫓아다녀야 그나마 먹어주고,

스트레스 관리 안 되면 바로 위장부터 무너지고, 면역 문제 있는지 감기를 달고 사는 게 꼭 나 같다.

입 빵긋하는 사운드로 불러놓고 대답 안하면 삐지는 것도, 조용하게 도랏도랏 행동을 하는 것도,

타이밍은 어찌나 뜬금없는지 청개구리 아닌 청개구리가 되는 것도.

이렇게 큰 특성들이 너무 닮아서 내 딸이 아니지만 내 딸 같다.

(애니 사진 보고 '아 얘가 내 새끼구나...'했었는데. 아마도 이래서 본능적으로 끌렸나보다.)

그리고 그 덕에 우리 부모님이 딱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싶다.

 

가끔 난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고는 했다.

정확히는 동생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사랑이지만,

나에 대한 사랑은 사회가 강요하는 모성애에 대한 노력의 일환으로 나오는 사랑 같았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가끔 밤에 나를 울게 하고는 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은 게 아니라 지쳐있었을 것 같다.

내가 뭘 해줘야 할까, 뭘 해줘야 쟤가 다른 애들만큼 클까 하는 걱정이 가득했을 것 같다.

아무리 여자애라도 2살 차이나니 첫째가 둘째보다 커야하는데

둘째한테 따라잡히고도 '나는 원래 작으니까!'하는 걸 보며 답답했을 거 같다.

사람은 양육하는 데에 오래 걸리니까 지치고, 힘들고, 숨막히다 못해 짜증나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애니를 키워보니 조금은 알겠다.

3개월 아이보다도 작은 4개월 아이를 보다보면 일주일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뀐다.

하루는 시간을 믿자, 초반에 힘들었지만 고비 넘겼으니까 잘 클 거다.

하루는 초반에 못 키워놔서 때를 놓친 거라면? 아이가 영원히 다른 애들보다 작으면 어떡하지?

하루는 270g까지 빠졌다가 살아난 독한 계집애다. 결과적으로 작을 수는 있어도 건강할 거다.

하루는 내 탓인가? 나보다 좋은 주인 만나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던 애인데 내가 그 기회를 뺏은 건 아닌가?

대충 이렇게 무한반복하는 것 같은데.

'다른 아이들이랑 비교하지 말고 사랑받는 아이, 행복한 아이로 만들어주자.'

라고 생각하면서도 흔들린다.

 

애니를 딸처럼 여기고 있지만, 내가 내 속으로 낳은 내 새끼가 아니다.

그런데도 일주일에 몇 번씩 흔들리며 괴로운데.

본인 속으로 낳은 엄마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으셨을 것 같다.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은 게 아니라 노력하며 인내하는 데에 비해 결과가 안 나와서 지쳐있던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

 

노력으로 주고받는 사랑을 제일 싫어했다.

초싸이언 같은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우러나와 귀찮음을 극복하는 게 아니면 사랑이 아니라고,

에너지가 고갈되는 걸 느끼면서(=노력으로 사랑하는 건)

그저 관계가 주는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는 거라고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노력이 들어간 사랑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여전히 사랑이 '노력'이라는 단어와 연관되는 건 불편하지만.

난 조금은 힘들었지만 노력이 들어간 값진 사랑을 받았던 거로.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애기 때랑 같은 자세로 아양부리고 골골송을 부르는 애니를 보니 마음이 괜히 뭉클하다.

집사분들이 '우리 애는 몸만 큰 애기다.'라고들 많이 하던데

이런 변치 않는 부분들을 보며 하는 말이겠구나 싶다.

애니가 얼른 컸으면 좋겠다가도, 영원히 이대로 안 컸으면 좋겠다.

 

드디어 1kg 넘은 애니.

2kg까지 빨리 크고 사춘기는 2kg 후반대에 겪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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