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애니는 뭐가 맘에 안 들었는지 턱을 깨물며 깨웠고.
아침부터 애니를 가둬야하나 싶었지만
일단 참고 밥부터 주기로 했다.
오늘도 변을 기다려볼까 했지만
어제 '역시나 내 계획 같은 건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고 느꼈으므로ㅋ
그냥 활동량만 살피기로 했다.
그리고 아주 여기저기 신나게 물어뜯다
집게(파우치 고정용)까지 깨무는 애니를 보며
그냥 오늘 맞추기로 했다.
1차 접종 맞으면 기운 없을 수 있대서 가기 전, 먹이고.
또 금방 안 먹길래 스푼 들고 쫓아다니면서 밥을 먹였는데.
휴....
이 관심추구형 고양이는 관심을 줘야만 끝까지 먹는구나 싶어서ㅠㅠ
어떻게든 재택근무만 고집해야겠다 싶었다...ㅜㅜ
병원에 갈 때 스트레스 받는 이유가 있다면
아무래도 애니의 무게다.
가서 애니의 무게를 잴 때마다
내 육아점수를 확인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다.
관심추구형 고양이의 먹는 양은 집사의 케어력과 애정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나기 때문에ㅜㅜ
무게 확인 전 애니의 무게=내 육아점수인 것만 같아서 예민해질 때가 많다.
어제 애니가 너무 발버둥 쳐서ㅠㅠ
집에 있는 빵봉투에 애니를 넣고 무게를 쟀는데 960g이었다.
그리고 빵봉투 무게가 30g이었으니 930g인 거다.
난 제발 이 체중계가 고장난 거이길 바랬는데...
병원가서 재보니 960g이었고.
의사선생님은 밥 먹은 거 생각하면 930g정도 나올 거라고 하셨다.
처음 왔을 땐 예후가 안 좋을까 걱정했는데, 성공했다고 하셨다.
역시 울 병원 의사선생님 넘 착해ㅠㅠㅠㅠㅠㅠ
선생님은 애니한테 발정기가 빨리 올까 걱정하셨다...
이렇게 작은 애들한테 발정기가 빨리 오는 경우도 있다고.
그러면 아이 자궁이 정말 실처럼 얇기 때문에 수술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하셨다.
(안그래도 요즘 애니가 발치를 부비적댄다거나 이유없이 우는 일이 생겨서 걱정될 때가 많았는데ㅠㅠ
이 말을 들으니 멘탈 흔들리는...ㅠㅠ)
보통 몇 키로에 하는 게 맞냐고 말씀드리자 보통 2kg에 하는데
빨리 오면 애도 힘들고 보호자도 힘들어서 그 전에 하는 경우도 많다고...ㅠㅠ
하...아무래도 집안 온도를 너무 따듯하게 하지 말아야겠다.
의사 선생님은 발정기가 빨리 올까 걱정되셨는지 아직도 건사료를 안 먹냐고 하셨고.
건사료를 조금 먹긴 하는데 찾아먹지는 않는다고 하셨다.
의사 선생님은 맛있는 거 먹여서 그렇다고 하셨다.
ㅠㅠㅠㅠ...
애가 씹는 식감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조금 힘들어도 습식 먹여야할 것 같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은 그렇다고 계속 습식만 먹이면 위장이 약해진다고
딱딱한 음식 먹이는 게 좋다고 하셨다.
역시 우리 선생님...
건사료 먹이고 싶은 내 마음을 잘 읽으시는, 내 지갑 사정을 잘 아시는 분...
헿
데본렉스 여아들은 보통 2.5~3.5키로 나간다고 했으니까
좀 더 버텨보다가 1.5키로 되면 습식은 그냥 정말 간식 개념으로 주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10월에 800g 만들겠다던 계획도 매몰차게 깨졌고.
11월에는 건사료 위주로 먹여서 1키로 넘기겠다던 계획도 매몰차게 깨졌으니.
1.5키로 되면 습식을 간식처럼 주겠다는 마음도 매몰차게 깨지겠지.
그래도 천천히나마 이뤄질 테니까..ㅠㅠ
4종 백신(비기관지염, 칼리시바이러스, 범백혈구 감소증, 클라미디아 증후군)+백혈병
그리고 브로드라인까지 총 71,000원 나왔다.
원래 심장사상충약은 여름 아니니까 안 맞추려고 했는데...
내 방에 아직 안 죽은 좀비 모기 한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어서ㅠㅠ
혹시 몰라 브로드라인까지 맞췄다.
접종비를 듣고 의사 선생님 앞에서 나도 모르게 돈 잡아먹는 귀신이 따로 없다고 했는데.
애니한테도 미안하지만...
선생님 앞에서 할 소리가 아니었다.
(선생님... 죄송해요ㅠㅠㅠ)
진짜 바보 같아.
애니를 키우기 전까지 돈 없으면 애 낳지 말라는 말 하는 사람들 보면
사이코패스거나 돈 없는 사람들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있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애니를 키우면서 알게 됐다.
돈 없으면 애 낳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 정말 좋은 사람들이다.
정말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에 자기들이 나쁜 사람으로 비춰지더라도 상관없는 좋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었다.
돈 없으면 키우지 말라는 말 거듭 강조하고 싶다.
선생님은 애니가 얌전하냐고 물으셨고.
나는 애니가 건강하지 않을 땐 얌전한 줄 알았는데, 건강해지니까 조금 지X맞다고 했다.
(쓰다보니 선생님... 다시 한번 죄송해요.)
선생님은 그럼 어깨에 안고 계시라고, 보호자가 안고있으면 얌전히 있을 때가 많다고 하셨고.
곧 주사를 놔주셨다.
애니는 바들바들 떨기는 했지만 끼잉-했는데.
너무 얌전하게 잘 맞아서 우리 애니 얌전한가? 싶었다.
아무튼 이렇게 1차 접종 완료.
그 후 애니는 몇 분 잠투정 하다가 위의 모습으로 잠에 들었는데 마음이 정말...ㅠ
애니는 몸이 안 좋을 때면 저렇게 온 배를 따듯한 곳에 붙이고 자는데
오늘은 진짜 유독 기다랗게 밀착시킨 걸 보고
한참 어릴 때 고비 넘나들던 때 생각나서 울컥...ㅠㅠ
그 와중에 이제는 이불 네모 3칸 쓰고 있는 걸 보며
언제 이렇게 자랐나 싶어서 기특...ㅠㅠ
몸 약한 아이들은 접종 후 잘 관찰해야한대서 작업하면서 관찰했는데
잠을 좀 많이 잔다 싶은 거 빼고는 크게 이상 없었다.
오늘 개봉하는 본즈앤올 예매해둔 상태라...
저녁에 나가봐야 했는데 영화 보는 내내 애니 생각만 났다.
애니 생각을 멈출 수 없어서 여주를 애니라고 생각하고 보는 지경ㅠㅠㅋㅋㅋㅋ
원래는 저녁 먹고 집에 올 생각이었는데
같이 보러 간 분께 사정 말하고 바로 집에 왔다.
원래 애니는 현관문 소리 들리면 바로 뛰어나오는데.
오늘은 비몽사몽 침대에서 나오는 걸 보고 울컥...ㅠㅠ
못난 집사가 또 뭐라고 마중까지 나온다.
자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중식을 못 챙겨줬는데
혹시나 일어나서 찾을까 싶어서 챙겨준 습식이 하나도 안 줄어있었다.
얼굴 봤으니 됐는지 다시 침대로 향하는데 줄지 않은 습식+뒷모습 보고 눙물...ㅠㅠㅠ
울 게 아닌데 괜히 눈물...ㅠㅠㅋㅋㅋㅋ
진짜 애니 오고 감수성 폭발해가지고 나답지 않게 굴 때가 많다.
그렇게 밥도 안 먹고 자려는 애니 붙들고.
밥 떠먹이고 다시 재웠다.
사진 보고 생각난 건데
애니 처음 온 날 입고 있던 잠옷이 이 노란 옷이었다.
전남친이랑 잠들 때도 서로 생각하면서 자자고, 내가 선물한 잠옷이었는데.
(내가 미쳤었지...ㅋ)
이제 내가 입기는 좀 그렇고...
그런데 버리자니 애니가 이 옷 덮어주면 편안해하고.
그래서 애니 애착 이불?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좌충우돌 1차 접종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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