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애니 2차 접종!
아침에 눈 오는 걸 보며 내가 더 긴장해서
병원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인데 오전 6시부터 샤워하고.
1차 때처럼 기운 없이 잠만 잘까봐 습식캔 까서 한 번 더 먹이고.
화장실 가라고 모래도 도톰하게 깔아주고.
폭설 주의보를 보며 늦게 열까봐서 아침 9시 반부터 전화드렸다.
10시 전에 전화드렸음에도 선생님은 열었다고 말씀하셨고.
덕분에 빨리 출발했다.
그나저나 오늘 폭설주의보가 내렸는데.
애니랑 눈 구경할 겸, 가는 길에 춥지 말라고 꼭 껴안은 채 갈 겸
믕디님이 나눔해주신 하네스 입히고
(마이크로칩 맞는 날 최악의 선택...)
담요로 꽁꽁 싸매고 나갔다.
애니는 그럼에도 추웠는지 덜덜 떨었는데 마음이 참 안 좋았다...ㅠ
그렇게 간 병원.
과연 마이크로칩이 구해졌을까 싶어 여쭤봤는데 선생님이 친구분한테서 구하셨다고...ㅠㅠㅠㅠ
잊지않고 구해주시다니... 진짜 감동...😭
시에서 지원해줄 땐 금액적인 지원 2만 5천원씩 받는 거라서 2만 5천원은 줘야한다고 하셨는데.
한 시가 급한 상황에 일주일만에 구해주신 것도 모자라서 금액도 싸게 해주시고...ㅠㅠ
그저 감사하기만 했다.
보통 45,000원 55,000원이라 그 정도 생각하고 갔는데 감사한...
선생님은 계류장에 한 달 정도 있어야한다던데 호주 데려갈 거냐며 만류하셨고.
이번에 10일로 바뀌었다고, 이 아이를 케어할 사람이 없어서 데려가야한다고 말씀드렸다.
(실제로 그렇다. 채식주의자인 엄마한테 맡길 수 없고. 남동생이나 아빠는 케어능력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한테 2년을 맡기기엔... 애니가 보고싶어질 때마다 꾹 참느라 힘들 것 같다ㅠ^ㅠ)
그렇게 대화하면서 무게 잰 게 1.33kg!
불과 일주일 사이 200g정도 늘었다.
건사료 먹더니 쭉쭉 올라가나보다.
다들 고양이는 습식하는 게 좋다! 습식이 최고! 라고들 하지만,
성장기 고양이 몸무게 늘리기에 좋은 건 건사료였다.
일단 선생님은 내 단호한 의지를 보셨고.
마이크로칩 주사를 어떻게 놓을지 결정하기로 했다.
선생님은 국소 마취로 진행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고
나는 이렇게 힘써주시는 선생님께 너무 감사해서 선생님 의견대로 하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마취까지는 뭔가 애매하다 싶으셨는지 실장님 오시면 양쪽으로 잡고 진행해보자고 하셨는데.
1차 주사 때와 똑같이 낑- 소리 한 번 없이 2차 주사 맞는 애니를 보며 의견이 바뀌셨나보다.
한번 그냥 시도해보자고 하셨고.
책상에 올려두고 내가 안은 상태에서 맞히려다가 애니가 자꾸 어깨로 올라와서
그냥 애니가 1,2차 주사 맞을 때 취한 편안한 자세(어깨에 안는 거)로 맞추는 거로 정했다.
그렇게 마이크로칩 주사를 실제로 보게 됐는데 실제로 보니 왜 이렇게 큰 지...
헌혈할 때 쓰는 주사 두께 급이었다.
아 이건 아프겠는데, 2차 주사를 맞은 후라 튀어나갈 수도 있겠는데 싶어서 긴장한 채 잡았고.
애니가 내 어깨에 있다보니 내 귓가로 주사가 다가오는데ㅠㅠ
진짜 내 손이 다 덜덜...ㅠㅠ
그리고 귓가에 애니 살 뚫리는 소리가 들리고 탁-하는 소리가 나는데 눈이 질끈ㅠㅠㅠ
그런데 그 주사 맞는 애니는 낑-소리는커녕 미동조차 없었다.
선생님은 애니가 신기하고 기특하셨나보다.
어떤 고양이들은 바로 튀어나가고, 강아지들도 못 참고 아프다고 난리난리하는데
애니는 죽을 고비 넘기더니 아픈 걸 잘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울지도 않는다고 하셨다.
그 말이 칭찬인 걸 알지만 한 편으로는 괜히 속상해서
애니를 살피는데 애니는 뒤늦게 통증이 느껴졌는지
또 애니 특유의 소리 없이 입만 벙끗 우는 걸 하고 있었고...ㅠㅠ
순간 울컥해서 얘는 꼭 소리 없이 울어서 속 터지게 한다고 해버렸다ㅜㅜ
(매번 내 감정적인 말 때문에 고생하시는 의사선생님...ㅠㅠ)
고양이 마이크로칩 관련 정보가 워낙에 없다보니
피가 날 거라는 생각은 1도 못하고 갔는데.
애니 피를 보고 나니 이 짓도 두 번 할 짓은 아니구나 싶었다.
(mri 찍으면 마이크로칩 번호 사라진다는 말이 있던데...
내 새끼... mri 찍을 일 없는, 건강한 공주로 키우겠어...)
선생님은 앞으로 6시간 동안은 절대 만지지 말라고,
피부에 촥 붙어야하는데 만지면 여기저기 떠다니게 될 수 있다고 하셨다.
그 말에 놀라서 다시 한번 애니 등을 보는데 진짜 맴찢...ㅠㅠㅠ
이 이후 내 이름, 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고양이 이름, 묘종, 성별, 중성화 여부를 적고
서명 4~5개 한 뒤 동물등록을 마쳤다.
애니를 내 호적에 올렸으니 이제 애니랑 난 누가 뭐래도 가족이다.
이제 내 새꾸 말고 내 새끼라고 부를 거다.
선생님은 항생제를 조제해주시기 전, 약 효과는 있냐고 물어보셨고.
난 애니 재채기 횟수가 줄어들었고, 재채기 할 때 나오는 콧물양도 줄었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뭔가 걱정되셨는지 효과가 없으면 이걸 계속 먹일 이유는 없다고 잘 보라고 하셨고.
나아졌다 싶어도 끝까지 다 먹이라고 하셨다.
어떻게 먹이시냐고 물어보셔서 그 때 선생님이 주신 주사기로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이후 선생님은 주사기 더 필요하지 않냐고 하셨고.(진짜 킹갓 닥터ㅠㅠㅠ)
난 덥썩 챙겨달라고 했다.
선생님은 바늘 필요없냐고 하셔서 읭??하며 필요없다고 했다.
혹시나 싶어 바늘 있는 상태로 먹이는 방법이 있냐고 여쭤봤는데 필요할까 싶어 물어보셨다고ㅋㅋㅋㅋ
순간 약쟁이 된 기분이었다고 말씀드렸다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병원도 끝.
집에 오는 길, 약국 들려서 내 알레르기 약도 사올까 했지만
애니가 너무 힘들어하는 게 보여서 낯선 곳 들리는 일 없이
빠르게 집에 왔다.
도착하자마자 애니는 내 방 침대 위로 향했고.
나는 애니 스트레스 풀리라고 츄르를 종류별로 1개씩, 총 4개를 먹였다.
그리고 이후 더 먹고 싶어하는 눈치길래 트릿2개 주고, 습식도 먹였다.
갑자기 츄르를 많이 먹여서 혹시나 설사하지 않을까ㅠㅠ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설사는 없었다...!
일본 정품 츄르 먹으면 설사해서ㅠㅠ
츄르 줄 때마다 노심초사할 때가 많은데 애니는 국산 츄르에 강한가보다!
(어쩌면 국산 츄르,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그렇게 애니는 먹을 거 다 먹고 난 후 뻗었고.
오늘 하루는 잠만 자겠구나 했지만
의외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활동성을 많이 보여줬다.
그러다 마이크로칩 이식한 부위를 구르밍하고, 깨물어서 집사 놀래키고...
동물병원에 전화하게 만들고...
다음 주에 인식되는지 확인하기로....
그리고 그 후 놀란 건...!
애니가 바로 옆에 차려둔 습식 냅두고 건사료부터 찾아 먹었다는 거...
리브클리어 오독오독 먹었다는 거...
😭😭😭😭😭
애니 너도 나랑 오래오래 붙어있으려고 많이 노력해주는구나...
이게 노력이 아니어도 상관없어.
넌 나랑 같이 오래오래 살겠구나.
일단 이렇게 호주 가는 찐 1st step은 마쳤다.
앞으로가 더 험난해서 같이 갈 수 있을지 확신은 안 들지만...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합심해서 도와주는 애니 덕분에 힘난다.
이제 집사도 돈 버는 데에 전념할게.
우리 오래오래 같이 살자.
2022/12/23 - 집사가 분리불안인듯 (상부호흡기 감염약 2-3일차) (0) | 2022.12.28 |
---|---|
2022/12/22 - 애니는 회복중(상부호흡기 감염 약 2-2일차) (0) | 2022.12.28 |
2022/12/20 - 많이 먹자! 애니야!(상부 호흡기 감염 1-7일차) (0) | 2022.12.21 |
2022/12/19 - 핏펫 설문조사 적립금 당첨! (상부 호흡기 감염 1-6일차) (2) | 2022.12.20 |
2022/12/18 - 알리에서 시킨 옷이 와있었다 / 데본렉스 털빠짐 (상부 호흡기 감염 약 1-5일차) (0) | 2022.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