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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7 - 애니나 잘 챙기자.(상부호흡기 감염 약 2-7일차)

from 22.10.02 ~ing🫶🏻/22년 12월

by ANNiE와 JENNiNE 2022. 12. 2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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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브클리어 13g + 아이앰켓 오리지날 참치와 새우 1/2캔 + 리브클리어 13g + 아이엠캣 오리지날 참치와 새우 1/2캔
  • 끙아 3번(2단계 2번, 1번 양 많음) / 쉬 5번 (엄청 큰 게 1번)
  • 인공눈물 4번, 귀지O, 화장솜 그루밍X, 빗질X, 플라고 치약O, 발톱O

요즘 애니는 유독 집사를 많이, 세게 깨문다.

얼굴, 특히 턱 뼈 부분을 물고는 하는데...

오늘 아침 깨우는 방식이 그랬다.

턱을 깨물어서 깨웠다;;ㅎㅎ

 

집사가 어떻게 보든지 상관없이 걍 잘자는 애니

 

전선도 슬쩍슬쩍 건드리기 시작하는 걸 보면

슬슬 이갈이 시기가 온 것 같아서...ㅎ

이제 정말 고통의 시작이구나 싶다...ㅎ

 

잘~잔다.

자기가 맹수인 줄 아는 것 같이 달려들고 점프하고 난리인데.

윈도우 해먹에서 책꽂이로 점프도 못해서 내려달라고 우는 게

자기가 맹수인 줄 아는 게 너무 같잖다...ㅋㅎ

근데 물어서 상처난 걸 보면 무서워서 힘든...ㅠ^ㅠ

조만간 이빨 관련 물품을 검색해서 알아봐야겠다.

 

의사선생님은 귀를 가만히 내버려두라고 하셨지만...

오늘따라 귀지가 너무 많이 보여서ㅠㅠ

누가 보면 꼭 집사 없는 길냥이로 보일까봐서

귀 청소를 해주기 시작했다.

휴지로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면봉으로 겉부분만 살짝살짝 해줬는데

 

 

이만큼씩 나왔다😨

놀랍게도 휴지로 한 번 닦아낸 후 파낸 거라는 거...

휴지에 묻어나온 양도 꽤 된다는 거...

 

수의사님 말대로 안 건드리는 게 맞는 것 같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파줘야할 것 같다.

이렇게 파내주고 나니 머리 털 때 날리는 귀지가 없어졌다.

머리 터는 일 자체가 줄어들었다.

 

이후 택배 배송이 와서

아이앰캔 오리지날 습식 체험단 샘플을 받았는데.

 

그저 변색일 수도 있지만 뭔가 찜찜

움... 중앙에 뭔가가 상한 것 같아서 찜찜.

일단은 저 부분 도려내고 절반씩 급여했다.

 

뜬금없는데 아이앰캔 오리지날은 다 참치 베이스인데

참치집에서 대형 참치 머리 잘라낼 때 내는 피비린내!

그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자연과 가까운 냄새라고 생각하면 안심이 되지만

집사 입장서는 부담스러운...ㅠ^ㅠ

그리고 색이 굉장히 빨간데...

색소 넣은 게 아닐까 싶은 빨강이라...

흠...ㅠㅠ

다행히 잘 먹어줬고, 탈이 없었다.

 

 

뜬금없지만 매 해 연말즈음이 되면

다른 가족들은 대부분 억지로라도 따듯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하던데

우리 가족들은 훈훈한 척은커녕 서로의 찌질함과 치졸함, 치사함을 여과없이 드러내고는 한다.

부유하진 않지만 굶어죽는 집안 아니고.

그냥 저냥 먹고사는 집안인데도 '니가 뭘 받았네.' 뭐 이딴 거로 싸울 때면...

차라리 니가 뭘 해줬네 안 해줬네 아쉬운 소리 해가며 싸우는 거면 초라하지라도 않지.

무슨 제로섬 게임 마냥 '니가 받은 건 내 마이너스다.' 마인드로 달려드는 거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게 마인드가 빈곤한 인간들 아닌가 싶어서 화가 치민다.

 

그 달려드는 말에 결국 내가 이만큼 해줘서 받은 거야라고 증명해야 조용해지는 상황도 화나고.

그 와중에 상대는 증명할 게 하나도 없는데 내 정당함을 얘기해야한다는 게 웃기고.

지 기분 좋은 일만 하면서, 노력없이 그냥 받으면서 남이 뭐 받으면 뭐 받았다고 한참 말이 많은데.

아쉬운 소리 듣는 정신노동하면서, 뭐라도 주고난 이후에야 밥 얻어먹는 사람 속이 정말 다 긁힌다.

증명할 거 없는 상대한테 내 정당함을 얘기해야한다는 게 웃기고.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뭘 주려고 해본 적 없으니 그 심적 괴로움과 노고가 얼마나 큰 지 모르는 인간한테

'나는 받을 만했다.' 하고 증명해야하는 그 상황이 꼭 징징거리는 인간이 된 것만 같아서 초라함이 느껴지고는 한다.

 

어른들의 내리사랑에 정당성을 따지는 건 의미없다.

결국 내 아픈 손가락이 제일 귀한 거다.

그럼에도 얼굴 한 번 비추고 해주는 거 하나 없이

17만원짜리 신발에, 얼마인지 모를 옷들까지 야무지게 받아챙긴 아픈 손가락이

'그래도 넌 애슐리에서 밥 얻어먹었잖아' 라는 말을 할 때면.

내리사랑 내려주는 어른들이 아니라 내리사랑 받는 아픈 손가락이 그 말을 할 때면 

그 치졸함과 치사함에 뱃속까지 싸해지고는 한다.

 

노력으로 나오는 사랑은 우러나오는 사랑 못 이긴다고.

어떤 손가락에 쓰는 건 아깝지 않아서 계산없이 주고

어떤 손가락에 쓰는 건 하나하나 계산하며 아까워하고.

어떤 손가락은 와서 얼굴 비추고 말만 해줘도 고맙고 존재 자체가 값지고.

어떤 손가락한테선 실질적으로 뭘 받고도 무슨 말 하면 생색내는 것 같이 들려 고깝고.

뭐 하나 해주는 거 없이 가끔 얼굴 비추는 아픈 손가락은 어떤 큰 거든 당연스럽게 해주고 싶고.

자주 찾아가서 살피고 얼굴 비추는 덜 아픈 손가락한텐 돈 없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나보다.

 

어차피 성인된 지 오래라

이거 해주네, 저거 해주네 하며 우는 소리 하느니 내 힘으로 사는 게 빠르고.

어차피 각자 팔자대로 인생 사는 거니까

우는 소리, 징징대는 소리 해대며 더 초라해지느니 입 다물자 하고 입 다물고 살고 있는데.

서운하고 속상해도 '내 팔자가 이 모양인가보다.'하고 애써 웃어넘기는 와중에

내 감정을 '질투가 많다.'고 평하며 속 뒤집어지게 할 때면.

가족한테 정나미가 확 떨어지다 못해 그 피를 나누고 있는 나도 싫어져서 고꾸라져 죽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오늘이 딱 고꾸라져 죽고 싶은 그 상태였고

이제 내가 속으로 결심하던 30살이겠다

미련도 없어서 눈물도 안 나던 찰나에

애니가 어깨로 올라와 얼굴을 부볐다.

그리고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오늘 보니 3시간마다 상태 안 좋던 애니가 지금까지 잘 살아서 성장해주고 있는 건

사회적으로 보면 하늘이 내린 천운이고, 개인적으로 보면 운명이 가져다준 불운이다.

30살까지만 살거라 30을 사인으로 쓰던 나한테

장례식 비용만 벌고 퇴사할 거라던 나한테

초라하고 수치스러워서 창 밖으로 몸 내던져 으깨져서 죽고 싶은 나한테

더 살아야하는 이유가 된 저 생명체가 되어주고 있는 저 조그만 생명체에게 고맙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어디 유언장이라도 적어놔야겠다.

애니 아프면 은마로 동물병원, 

애니가 제일 달려들어 잘 먹는 츄르는 꼬릿츠,

애니가 샘플 잘 먹는다고 본품 사면 돈 버림,

애니는 얼굴 두 손으로 감싸서 이마부터 귀 쓸어주는거 좋아함

등등 기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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