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22.10.02 ~ing🫶🏻/23년

2023/02/05 - 애니 빠진 유치 첫 줍줍날!

ANNiE와 JENNiNE 2023. 2. 6. 02:50
반응형

지난 달 28일, 애니가 자꾸 이빨 가는(?) 소리를 내서 걱정되는 마음에 폭풍 검색했는데

이갈이가 시작되면 그럴 수 있대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하고 마음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고양이 유치 줍기가 그렇게 힘들대서(집사계의 희귀템 같았다.)

줍줍하는 행운만 주어진다면 레진 아트로 노을 or  밤하늘 만들어서

유치 목걸이 하고 다니겠다고 생각하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오늘 침대 털면서 뭔가를 발견!

 

처음엔 손톱 깎을 때 사라진 새끼 손톱이 여기까지 튀었나 싶어서 기분 나빴는데

자세히 보니 애니 유치였다.

 

애니 아래 송곳니 유치

대략 5mm인데 하찮아서 웃음이 나는ㅋㅋㅋㅋㅋㅋ

크기 확인한답시고 몇 번 만지니 세로로 쫙 갈라졌는데

그동안 이렇게 약한 이로 열심히도 물어댔구나 싶어서 더 웃겼다.

그리고 또 미안했다...ㅠㅠㅠ

 

 

 

오늘따라 애니는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짜증도 심하게 내고 소리내어 울고 불안해하는 게 심했다.

멍청한 집사는 '드디어 중성화 때가 왔구나...!' 하고

찬 바람 쐬게 할 겸 예전에 사놨던 옷 입히는데

예전보다 덩치도 커진 애가 나약하게 반항했다.

그냥 정말 짜증 섞인 야옹 한 번 하고 마는 정도...?

이 때 좀 이상하다 싶었다.

 

12월 18일

이렇게 사이즈 널널할 때 입혀도 격렬하게 반항하고

5분 안에 벗어던지던 애가

 

한 달 반 만에 폭풍 성장한 애니

이렇게 핏되는 상태인데도 반항보다는 앙탈만 부리고

벗으려는 시도조차 안하는데...

컨디션이 진짜 안 좋나보다 싶어서 외출 포기.

 

괜히 찬 바람 쐬게 해서 감기 걸리게 하지 말자 생각하고

창가에 모셔드렸는데 잠은 안 자고

 

 

이렇게 퉁퉁 부은 얼굴로 쳐다보고 계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져서 사진 찍으려고 카메라 들이밀었더니

잘 좀 찍어보라고 얼굴 내미는데

부은 것도 부은 거지만 자세가 건달 같아서 넘 웃기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까진 오늘따라 왜 이렇게 부었나,

전날 준 츄르에 염분이 많았나,

역시 일본산 정품 츄르라고 좋은 건 아니구나

하고 말았었다.

 

 

그런데 너무 오래 자는 거다...ㅠㅠ

귀도 빨갛고...ㅠㅠ

열이 있나, 염증 문제 생겼나,

 

생각해보니 요즘 밥을 좀 덜 먹는 거 같았는데 싶어서 두잇 어플로 확인해보니 지난 며칠동안 40그람 안되게 먹었다.

일단은 자게 냅두고 깨면 내가 싫어하는 그 병원에라도 데리고 가야겠다 생각하고.

이불 터는데 유치 발견.

 

어디 이빨이 빠진 걸까 하고 송곳니들을 살펴보니 아래 송곳니 2개가 다 빠지고 새로 나고 있었다.

보통 앞니 - 송곳니 - 어금니 이 순으로 빠진다던데

아래 송곳니 2개가 다 빠진 거 보니 그동안 아무것도 몰랐다는 게 급 미안해지는...ㅠㅠ

그리고 입 안을 하나하나 만져 본(?) 결과(만져봤다기 보다는 거의 물어뜯긴...ㅎㅎ)

왼쪽에 어금니 하나가 없는 상황이었다.

병원에 가서 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어금니 하나는 빠진 것 같다.

 

요며칠 애니는 신경질적이고 짜증도 많이 부리고 불안해하고 다 물어뜯고 부수고 싶어했다.

지난 주부터 하도 물어대고, 물건들 넘어뜨려서

애니 밀어내고 일하고, 애니 밀어내고 정리하고를 반복했는데.

그 때마다 애니는 미안한지 잠깐 얌전히 있다가

스스로도 통제가 안 되는지 다시 달려들어 물고, 사고치고는 했다.

자기도 이 상황이 싫은지 달려들기 전 머뭇거리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달려들 때가 많은데

머뭇거릴 때 짓는 표정이 진짜 '제발 나 좀 어떻게 해줘라. 집사야.' 느낌이라ㅠㅠ

'건강해져서 다행이다😂' 하고 처리하고는 했었다.

그런데 최근 며칠은 나도 예민한 상태라ㅠㅠ

짜증을 못 감추고 말없이 노려볼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애니가 무안해하고, 서운해하는 게 느껴졌는데도

버릇 들면 안된다는 이유로 오히려 감정을 대놓고 과하게 드러내고는 했었다.

감정 컨트롤 못하는 걸 넘어서서 일부러 부정적인 감정 죄~다 드러내고

거기에 이유를 갖다 붙이는 내가 치졸하고 졸렬하고 수준 낮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내 육안으로 유치를 보니 그동안 짜증냈던 게 너무너무 미안해졌다.

 

고양이들은 이빨 빠지거나 다치면

자기 지켜줄 무기가 사라진 거나 다름 없어서

굉장히 불안하고 예민해진다고 하던데ㅠㅠ

그 불안하고 예민한 상황에 집사까지 😾이런 표정으로 나무라니

서러워서 그렇게 울고 불고 했나보다...ㅜㅜ

 

유치 보고나니 부족한 집사 밑에서도 잘 자라주고 있다는 게 대견하고,

또 한 주간 부정적인 감정 숨기지 않고 다 드러낸 게 너무 미안해져서ㅠㅠ

아껴놓던 습식캔 까주고, 츄르랑 간식 챙겨주고

토닥토닥 쓰다듬으며 사랑한다고 몇 번씩 말하니까

며칠 동안 낮잠도 멀찍이에서 자던 애가 예전처럼 내 옆에 촥- 붙어 자기 시작했다.

 

지난 주엔 뽀뽀~라고 해도 뽀뽀 안 해주고 모른 척 했는데

오늘 저녁엔 간식 때문에 스트레스가 풀려서인지, 사랑을 느껴서인지(🙏🏻) 뽀뽀도 해줬다.

내일 더 봐야겠지만 칭얼 대고 불안해하고 우는 것도 사라졌고,

집사 다리털 머리털 구르밍까지 해주시는 거 보면

(사포로 밀리는 거 같이 아픈데 훈훈한 분위기 위해 참는 중...ㅠㅋㅋㅋㅋ)

이제 조금은 평탄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제 진짜 양치와의 시작이다.

잘해보자. 애니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