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애니 정리!
애니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을 올리는 오늘, 디데이 카운트 어플을 살펴보니 애니와 같이 지낸 지 180일 넘었더라고요.
데려오고 한 달은 세 시간마다 한 번씩 이 아이와 100일을 맞이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잘 버텨준 애니 덕분에 이번 달(포스팅을 쓰는 지금)이면 200일이 됩니다.
새삼 이 블로그에 뭔가 올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3월의 애니는 사춘기 온 딸 같았습니다.
집사가 사냥감으로 보이는지 집사의 발을 쫓아다니며 물고😅
집사 껌딱지마냥 붙어자던 애가 일주일에 2번씩은 따로 자고는 하더라고요.
그런 날은 편하다가도 살짝 서운해지고는 하는데
날이 따듯해져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늘 쓰는 말이지만, 애니가 오고 참 많은 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워낙 타인에게 관심없다보니, 또 이해할 수 없으면 받아들이지 못하다보니
공감도 잘 못하고, 듣고는 있지만 깊이 이해할 수는 없었고.
이런 결함들로 주변 사람들을 외롭게 만드는 건 물론 스스로도 괴롭고 힘들었는데.
애니를 키우며 이해되지 않아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다 보니
한 개인으로서, 사람으로서 부족한 점들이 조금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 중
누군가와 공존할 수 있는 성격이 되고 싶어서,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그 연습(?)을 하고자 반려동물을 들이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반대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그랬듯, 반대해도 데리고 오실 분들은 데리고 오겠죠.)
애니가 없었으면 몰랐을 이 감정들이 성스럽고(?), 값지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와 동시에 고되고 귀찮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한 생명이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육묘일기 쓰다보니 반려동물 반대글을 쓰고 있네요😅
워낙에 자유와 혼자만의 시간을 워낙에 사랑하는 인간이라 아쉬움이 나오나봅니다.
애니가 건강 회복하는 걸 보다보니 호주로 가려던 계획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는데요.
어제의 내가 원하던 것과 오늘의 내가 원하는 것이 달라지는 걸 보면
사람은 마음이나 의지로 산다기 보단 그저 순간순간의 상황을 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이 흔들리는 모든 과정들이 다 삶의 일부이자 전부가 아닐까 싶네요.
4월도 3월처럼 마음껏 흔들리며 살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이
4월에는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밟는 모든 길이 해답이길, 도착한 그곳이 정답이길 바랍니다.
당신의 2023년 4월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