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힐링간만에 늦잠 자는 애니 덕분에 힐링샷앞으로도 늦잠 많이 자줘 애니야파리 보고 채터링하는 애니내 새꾸 옆모습 미쳤고ㅠㅠㅠㅠㅠㅠㅠ파리에 집중중인 애니라섹 수술 전, 다른 집에 맡겨진 애니이렇게 잘 지내기까지 3일 걸렸다합사 3일만에 서로에게 무관심할 수 있는 사이가 된 먼지와 애니높은 곳에 있는 애가 서열이 높은 거라던데... 움...그냥 애니가 조그매서 이 자리 잡은 거로ㅎㅎ먼지 성격이 좋아서 합사가 쉬웠던 거 같다먼지 자는 자세만 봐도 성격 느긋한 게 보임먼지 자는 모습이 넘 웃겨서 자를 수 없다ㅋㅋㅋㅋ집사야 그만 찍고 쓰다듬어줘라냥먼지 스크레쳐 박스 점령이제는 내꺼다냥잘 지내는 애니5월 1일의 애니5월 1일의 애니
파리 보고 채터링하는 하찮은 애니파리에 초집중하는 애니
5월의 애니도 여전히 냥춘기인 것 같습니다.
이갈이도 어느 정도 끝난 것 같은데 무는 게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는 애니가 너무 쎄게 물어서 확 밀쳤는데 또 정수기를 뒤엎으며 화풀이를 하더군요.
그 행동이 너무 괘씸해서 하루종일 물을 안 채워줬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정수기에 물을 줬는데 물을 허겁지겁 먹더라고요.
이후에는 정수기에 화풀이하는 일이 적어졌습니다.
(어디까지나 적어졌을 뿐, 안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역시 애니는 교육이 되는 천재구나'라는 뿌듯함과 '일부러가 맞았구나.' 하는 괘씸함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되는 건가 싶으면서도 마음 한 켠에 자꾸만 배신감이 차올랐는데요.
돌아보면 끊임없이 사고쳐주는 애니 덕분에 그나마 덜 우울하게 살지 않았나 싶네요.
4월의 애니 글에서 4월의 마지막 날을 할아버지의 임종으로 마무리했다고 알렸는데요.
그 분에 대해 곱씹어보면 곱씹어볼수록 한 가지 드는 확신은
그 분께 전 최애 손주가 아니었을 거라는 겁니다.
조선시대적 가치관을 가진 그 분께 전 언젠가 남의 집에 시집 갈 계집아이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럼에도 할아버지는 그 분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챙겨주시고는 하셨습니다.
제가 울면 '계집아이 울다 숨넘어가는 거 못 보겠다.'며 홱 돌아서셨고.
제가 웃으면 '계집아이가 헤프게 웃는다.'라고 핀잔주면서도 같이 웃으셨고.
제가 아프면 '성가신다.'고 말씀하시면서도 오토바이에 태워 보건소로 직접 데려가시고는 하셨습니다.
어린 날의 저는 그게 그 분만의 독특한 사랑 방식임을 모르고
할아버지가 한 마디 하실 때마다 손녀가 아니라 손주라고 말대답 하고는 했고.
그 때마다 할아버지는 제게 엉터리라고 핀잔을 주시며 홱 돌아서시고는 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홱 돌아선 후의 앞모습이 유리창에 비쳤는데 할아버지가 웃고 계셨습니다.
그 때서야 사랑 받고 있다는 걸 깨달아 꽤나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존심 세고 깡깡하시던 분이 돌아가시기 전날, 추우니 따숩게 해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 말을 전해듣고 나서야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죽음을 앞두고 두려움에 떨고 계셨을 그 분의 손을 못 잡아드렸다는 사실이 실감났습니다.
그 분의 옆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어린 후회는 5월 내내 저를 끊임없이 괴롭혔고.
그 분에 대한 생각 자체를 멈추고 싶을 때에도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순간엔 완전히 잡아먹혀서 주변 상황과는 전혀 관계 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애써 모른 척, 없던 일인 척 벗어나려고 노력해도 벗어나지지 않을 때
저를 현실로 돌아오게 만들어준 건 애니였습니다.
애니가 만드는 '물리적인 사고'라고 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하겠네요.
어떤 관점에서 보면 애니는 참 똑똑한 효묘(?) 입니다.
집사가 정수기 청소하는 걸 지켜보더니 정수기 상하부를 해부하는 방법을 알아냈고
물을 그렇게 무서워하고 싫어하면서도 뒤엎고 보는 사고를 계속해서 치더라고요.
덕분에 감전 사고가 일어날까 빠르게 몸을 일으켜 치워줬어야만 했고
당시에는 굉장히 짜증나고 귀찮았지만,
되돌아보니 덕분에 덜 고통스럽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 포함 생명체를 책임진다는 건 늘 고되고 힘든 일인 줄만 알았는데
가끔은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생각들로 괴로울 때
현실에 집중하게 만들어주는 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3,4일에 한번씩 있던 애니의 정수기 해체 쇼는 되돌아보니 긍정적인 부분도 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다른 정수기를 쓰고 있습니다^^)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애니에게 고양이 친구가 생겼습니다.
5월에는 결국 미루고 미루던 라섹 수술을 진행했고.
혹시나 회복 과정에서 고양이 알레르기나 털로 인해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길까봐
회복기간 동안 지인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 없는 지인들에게 애니를 맡길 수는 없다고 판단했고
지인들 중 다묘 집사가 아닌 지인, 제일 교류가 많은 직장 지인에게 애니를 맡겼습니다.
왔다갔다 왕래하는 처음 3일 동안 애니는 굉장히 예민하고 공격적이었는데요.
하루 온종일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서 밥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가고ㅠ
집사인 저한테도 하악질 해대고 냥냥 펀치를 날리더라고요.
(물론 츄르 줄 때는 얌전했습니다...^^;)
그 모습이 꼭 낯선 환경에 놓여 예민해진 제 모습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제 걱정에 너무 욕심부리고 있나, 너무 아이를 혹사시키고 있나 싶어 괴로울 때도 많았는데요.
집사분 닮아 젠틀하고(?) 느긋하고 스윗한 성격을 가진 먼지를 믿어보았습니다.
먼지와 먼지 집사님의 노력에 힘입어 애니도 마음을 열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부터는 걱정이 무색하게 하루종일 뛰놀고, 서로를 그루밍해주더라고요.
먼지가 화장실 가면 쫓아가서 옆에서 지켜주는데(?) 그 모습이 꼭 초딩 여자애들 같아서 괜히 좋았습니다.
(참고로 먼지는 듬직한 왕자님입니다.)
친구가 생기니 우는 소리도 작아지고, 우는 횟수도 줄어들었습니다.
EQ가 높은(어디까지나 제 추측ㅎㅎ) 애니는 집이 무료해서 우는 일이 많았나봅니다.
조금은 미안해져 더 늦기 전에 둘째를 데려와야하나 싶었지만,
호주를 갈지 말지 고민중인 상황이라 먼지 집사님과 더 많은 교류를 하기로 하고 미루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먼지 집사님은 직장 상사분인데요.
옆자리에 앉아도 겉도는 대화만 하던 상황이라 일정선 이상으로 친해지지는 않을 것만 같던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에게 내 새끼를 맡기는 선 넘는(?) 부탁을 하면서 사적으로 많이 친해졌는데요.
애니가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짧은 기간동안 신뢰가 꽤나 많이 가서
이제는 하루종일 옆자리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관계가 되었습니다.
(내 새끼가 편안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걸 보면 저도 집사 다 되었나봅니다.)
저처럼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서 뚝딱이는 고양이 집사님들이 있다면
내 새꾸를 소재로라도 관계 형성 연습을 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정신없이 쓰다보니 5월의 애니 글은 집사 일기가 되어버렸네요.
4월의 애니 글 쓸 때 예감했던 부분이라 놀랍지는 않지만 반성하게 되네요...ㅎㅎ
6월의 애니 글은 애니한테 포커싱된 글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이미 지나온 가정의 달 5월 가족분들, 가족 같이 가까운 지인분들과 행복하게 보내셨길 바라고
또 이미 시작된 6월, 형성 해놓으신 관계와 개인적 목표 사이의 균형을 잘 이루는 한 달 되시길 바랍니다.
모든 생명체들은 언뜻 봤을 땐 각기 다른 목표와 다른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잘 살펴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촘촘히, 유기적으로 이어져있더라고요.
그런 의미로 다시 한 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의 행복과 성공, 건강, 안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