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22.10.02 ~ing🫶🏻/24년

2024년 5월의 애니와 재키

ANNiE와 JENNiNE 2024. 7. 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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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로 질척거리는 재키
1층 2층 사이좋게 차지한 애니와 재키
창 밖 새 보는 재키와 벌레 보는 애니
아구 못생겻어
잠시 맡게 된 아이
애기도 침대를 좋아한다
돼지 재키는 경계하는 생명체 앞에선 밥을 못 먹나보다
제집인냥
매번 질척거리는 애니
집사 옆이 그렇게 좋나보다
날 믿고 의존하는 생명체가 또 있을까 싶다
일할 때도 꼭 붙어있는 애니
여전히 뒷모습 보면 먹먹해질 때가 많다
내가 낳은 것도 아닌데 참 내 딸 같다
묵직해진 아들래미와 어딘가 작아진 딸래미
재키는 신사인가보다 늘 윗자리를 양보한다
요즘 재키의 최애 자세ㅋㅋㅋ 팔걸이에 팔 걸어놓고 앉아있는 재키
보면볼수록 신기하게 생겼어 쪼매난 거 봐
집사한테 엉덩이 들이밀고 자는 재키
사랑을 안할 수가 있나

잠시 맡게 된 아이를 유심히 살피는 재키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껴있는 가정의 달 5월.

애니, 재키, 솜뭉치(이제는 찐주인을 찾아간 새로운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 같습니다.

분명 5월 초에는 애니 재키와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5월 말에는 새로 들어온 솜뭉치를 케어하느라 두 아이들 케어를 못 해줬어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던가요.

처음 재키를 데려왔을 때 애니와 재키 격리를 너무 짧게 시켜서

새벽에 병원에 데려가 애니 걱정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번엔 격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냅다 솜뭉치를 들이고 재키를 걱정했습니다.

그렇게 겪어놓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멍청함이란...ㅠ

 

어릴 때 참 많이 속 썩이던 애니는 건강한가봅니다.

허피스 있는 아이 핥아주고 놀아줘도 허피스에 옮지 않았어요.

몸집이 제법 커진 재키는 건강할 거로만 믿었는데, 몸만 큰 연약한 개체였나봅니다.

경계가 끝나고 붙어서 놀이 시작하고 이틀 후부터 허피스 증세를 보이더라고요.

(다시는 냥줍하지 않으려고요.)

 

다시 한 번 알게 된 건

애니는 여전히 처음엔 경계심이 많지만, 천천히 친해지고 나면 스윗하다는 거였어요.

솜뭉치를 막 데려왔을 때 어울리지 않게 계속 하악질하고 제 무릎에 앉아있으면 줘패더라고요.

둘이 잘 지내기는 글렀다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저보다 잘 케어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애니는 집사를 경계하고 집사가 보면 밥도 먹는둥 마는둥, 잠도 못 자는 아이였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집사 옆을 한시도 못 떠나는 집사 껌딱지가 된 거고요.

전 애니가 살면서 스윗한 성격으로 바뀐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한결 같은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애니는 친숙하다고 느끼면 양보도 가능하고, 바운더리 조절도 가능한 아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건

재키는 마냥 순둥순둥하고 스윗할 것 같지만, 자신만의 바운더리가 쎄다는 거였어요.

막 데려왔을 때에도 몇 시간 경계하다가 밤에 집사 품에 안겨서 자는 아이였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 민감한 영역을 집사가 건들면 하악질 할 정도로 싫어하더라고요.

어릴 때 고생고생 살려놨더니, 지 고집 피우는 거 보면 서운할 때가 좀 있었는데요.

이번에 솜뭉치를 데려왔을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다가가서 이리저리 살피고 쫓아다녔지만,

먹을 거 앞에 두고라던가, 배에 손이 닿는다던가, 자기 이동장에 들어가는 등

민감한 영역을 침범 당했다고 여기면 바로 줘패고 쫓아내더라고요.

당황스러웠는데, 잘 생각해보면 수컷이라는 동물이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보니

품안의 아기에서 수컷으로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새끼 고양이 모시고 살게 되면서 아이들의 성격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 불쌍하다고 데려오는 일 안 하려고요.

솜뭉치 자체는 오자마자 골골송 부르며 똥꼬발랄 집사 쫓아다니고

칭찬해주면 신나서 밥 잘 먹고 애교 부리는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는데.

제 새끼한테 허피스 옮기고 제 새끼 아픈 거 보니 약간은 미워지는 거 있죠.

솜뭉치라는 생명체의 본질은 그대로인데 상황이 바뀌고 나니 감정이 바뀌더라고요.

저라는 인간도 결국 상황을 살아가는 동물에 불과했어요.

언젠가 또 망각하고 또 다른 고양이를 불쌍하다고 무턱 데려오고

또 내 새끼들의 건강을 과신해서 분리가 필요없다고 판단하는 똑같은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웬만하면 제 새끼를 잘 키우는 쪽으로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시간 들여 겨우겨우 가까워진 존재들을 가벼이 져버리는 짓은 하지 않으려고요.

 

가정의 달이라고 같이 사는 생명체들에 대해 주절주절 떠드는 글이 길어졌네요.

늘 마지막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르겠는데요.

이 글을 보시는 모두의 5월이 평안했기를 바랍니다.

6월도 행복했기를 바라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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